아이폰 초창기 스마트폰 부흥기를 함께한 에버노트가 레거시화되어가고 있다. 쉽게 말해 사용자 편의성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유료사용을 해보진 않아서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고성능의 웹스크리핑을 제외하고는 속도도 느려지고 불편하기 짝이 없어지고 있다. 에버가 더이상 에버하지 않게 되었다.
에버노트 등 메모 앱들의 강력한 대체재 노션
에버노트가 메모앱계의 스타벅스같은 느낌이었다면 노션은 블루보틀느낌이다. 스타트업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물씬 들어간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 HTML5, 최신 프로그램언어로 작성해서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다양한 툴로 사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故 이어령 선생의 교훈
김정운 교수가 본인 책에서 언급한 이어령 선생과의 일화가 떠오른다. 컴퓨터를 옛날 기종부터 최신 기종까지 여러 대를 버리지도 않고 쓰고 있는 모습. 알고보니 옛날 컴퓨터 OS에서 돌아가는 문서시스템이 최신 컴퓨터에 돌아가지 않는단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그런 작업환경을 만들어 사용중이다. 이 모습이 영상화된 적도 있다. 조금만 검색하면 나올 그 모습에서 뭔가 불편함을 강하게 받았다. 21세기 AI시대에 저런 불편함이라니.
노션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고 결론을 모두들 감으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노션도 영원하진 않을 것이라는 것. 이어령 교수의 교훈과 내 개인 경험 그리고 메이크타임 스프린트로 유명한 구글디자이너의 일화를 접하고 난 뒤 적어도 내게는 노션이 불편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용하라면 계속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노션이 좋은 메모 플랫폼인 건 맞지만 간편한 건 절대 아니다. 익숙하게 사용하려면 학습장벽도 엄연히 존재하고 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학습곡선이 높아질수록 그 플랫폼을 벗어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생긴다. 그런데 웹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할 것이고 노션도 에버노트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좋은 앱으로 남게 될 것이다.
노션 대체할 무료 앱 추천
메이크타임을 읽다보면 저자가 최신 앱에 홀딱 빠져서 모든 메모를 그에 의존한 일화가 나온다. 하지만 그 다음 OS 업데이트에서 앱이 호환되지 않는 이슈가 생겼고 에버노트나 노션처럼 운이 좋은 앱은 아니었기에 즉 사용자 확보에는 실패했기에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말았단다.
그래서 메이크 타임의 저자는 컴퓨터로는 텍스트파일(워드도 아니다), 오프라인에선 노트와 펜으로 자료를 만든다고 한다. 나도 거기엔 공감한다. 에버노트를 노션에 마이그레이션 하는 과정에서 소실되거나 에버노트에선 보기 좋았던 문서가 노션에선 어그러지는 걸 수십개는 보았다. 완벽한 백업은 복잡한 프로그램끼리는 불가능한 것이다. 차라리 HTML5로 만든 문서가 백업이 수월한 편이다. 텍스트 파일은 컴퓨터의 기초중의 기초이고 이를 통해 코딩까지 가능하니까. 그리고 인터넷에 기본적인 언어이자 확장자가 HTML 이니 그나마 백업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다.
복잡한 세상일수록 기본이 중요한 걸지도.